역사 배우기

고개를 숙이기 싫을 따름이오
단재 신채호


신채호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던 상황에서 세수할 때 허리와 고개를 굽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서서 세수를 하면 당연히 바닥과 옷이 젖곤 했죠. 주위 사람들이 이를 이상히 여기며 말리자, “다만 고개를 숙이기가 싫을 따름이오.”라고 답했다는 일화가 유명합니다. 세수할 때마저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았던 신채호의 곧은 절개*와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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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신채호는 역사학자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인물입니다. 우리 민족의 뿌리가 되는 역사연구가 참된 독립운동임을 깨닫고 국사 연구에 꾸준히 힘썼습니다. 또한 신채호는 많은 문학작품을 쓴 작가입니다. 대표적으로 『이순신전』, 『을지문덕전』 등이 있습니다. 영웅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통해 사람들을 단결하게 하고 일본에 대한 저항정신을 표현했습니다. 독립운동에 직접 나서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여순감옥에서 옥고*를 치르다가 1936년 2월 순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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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는 1880년 (현)대전광역시 중구 단재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을 할아버지 보호 아래서 보낸 신채호는 본격적으로 한학*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14살에 한문으로 된 어려운 책을 모두 읽고 이해할 정도로 똑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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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을 글 공부에 매진한 신채호는 글짓기에 큰 관심과 특별한 재능을 보였습니다. 일상생활이나 놀이를 하면서도 한문시를 짓곤 했답니다. 한편 당나라 사람이 쓴 시를 읽다가 ‘4월 남풍에 보리가 누렇게 익어’라는 대목이 나오자, ‘거참 이상하다. 지금은 분명 4월이고 저 들판의 보리가 새파란데 어찌 누렇다고 할까?’ 하며 얼른 붓을 들어 ‘4월 남풍에 보리가 더욱 푸르다’로 고쳐 썼다고 하는데, 그의 총명하고 고집스러운 면모를 알 수 있는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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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손자의 영특함을 보고 자신의 친구이자 관료*였던 신기선에게 신채호를 소개해 주었어요. 신채호는 신기선의 집을 오가며 많은 책을 읽었고 이를 통해 새로운 학문을 접하고 앞선 세상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신채호의 총명함을 알아본 신기선의 추천으로 성균관*에 입학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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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면서도 열정적인 청년이던 신채호는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던 전후에 국권회복운동을 위하여 『황성신문』과 『대한매일신보』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1908년 「독사신론」으로 대표되는 그의 사상은 훗날 민족주의 역사관을 정립하는 기초가 됩니다.

*절개 : 신념을 굽히지 않고 굳게 지키는 태도
*옥고 : 감옥에서 하는 고생
*순국 :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침
*한학 : 한문 및 중국어에 관한 학문
*관료 : 정치에 영향력이 있는 집단
*성균관 : 조선의 고등교육기관이자 최고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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