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해 온 라미 현 작가가 그간의 사진과 사연을
한데 모은 전시회를 열었기 때문인데요. 라미 현 작가에게 직접 전시회 설명을 듣고 인터뷰를 진행한
어린이 기자단 5명의 눈빛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초롱초롱했습니다.
71년 전 6·25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았던 전 세계 22개국 참전용사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라미 현 작가가 각 나라를 돌며 기록한 참전용사들의 사진과 사연, 업적을 알리기 위해 사진 전시회를 연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국가보훈처가 후원하기에 더욱 의미가 남다른데요. 이런 뜻깊은 자리에 국가보훈처 어린이 기자단이 빠질 수 없죠! 5명의 어린이 기자가 기쁜 마음으로 전시회장이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달려왔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개최한 라미 현 작가는 2016년 한 6·25전쟁 참전용사를 만난 뒤, 지금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들의 오늘날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참전용사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사람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죠. 그래서였을까요. 어린이 기자단은 라미 현 작가가 들려주는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사연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끝까지 귀를 쫑긋 세우며 취재에 임했습니다. 이윽고 전시회와 작품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어린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을 라미현 작가에게 던졌는데요. 어린이 기자단과 라미현 작가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을까요?
작가님이 참전용사들을 촬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2016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한 군복 전시회에서 우연히 참전용사를 만났는데요. 그분의 눈빛과 목소리에서 ‘내가 이 나라를 지키는 데 힘을 보탰다’는 자부심이 느껴졌어요. 여기에 감명을 받아서 시간이 날 때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참전용사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찍어드리기 시작했죠.
지금까지 찍으신 참전용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누구인가요?
미국 해병대로 참전하신 노먼 보드 씨를 꼽을 수 있겠네요. 그분은 동물을 무척이나 좋아하셔서, 전쟁 중에도 떠돌이 강아지들을 데려다가 키우셨는데요. 어느 날 밤 보초를 서는데 강아지가 한 곳을 보며 짖더래요. 뛰어난 청각과 후각으로 몰래 공격해 오던 적군을 알아챈 거죠. 뿐만 아니라 강아지들은 지뢰가 깔린 곳을 귀신같이 찾아내기도 했는데요. 안쓰러운 마음에 키운 강아지들이 자신의 목숨을 구했다던 그분의 이야기가 기억이 나네요.
한국에서 찾아오신 작가님을 만난 참전용사 분들은 어떤 이야기를 많이 하시나요?
자신과 전우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땅에서 태어난 청년이 사진을 찍어주러 왔다면서 무척 반가워하세요.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리나라가 수십 년 만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게 신기하고 자랑스럽다는 말씀도 빼놓지 않으시죠. 이 땅에서 치열한 전쟁을 겪으신 분들이니, 이런 사실이 충분히 놀라우실 만하다고 생각해요.
참전용사 분들의 사진을 찍어드리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참전용사 분들이 원하시는 건 자신이 6·25전쟁에 참전했다는 걸 기억해 달라는 것, 이것 하나 뿐이에요. 그런데 제가 가서 사진도 찍어드리고 이렇게 전시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참전용사 분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니, 무척 기뻐하시죠. 그렇게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참 뿌듯해요.
이 기사를 보는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국가유공자’라고 적힌 모자를 쓴 어르신들이 많이 계세요. 그중에는 6·25전쟁 참전용사 분들도 있는데요. 이분들을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다가가서 “대한민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하면서 인사해 주세요. 우리나라를 목숨 바쳐 지켜주신 분들이니까요. 아마 인사를 받은 어르신들이 무척 기뻐하실 거예요.(웃음)
라미 현 작가와의 인터뷰를 마친 어린이 기자단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습니다. 이 나라를 지키는 데 힘을 보탠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자부심이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일 테지요. 심지원 기자가 “참전용사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라고 말하자, 양규리 기자가 “자유는 공짜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라고 말을 이었습니다. 문기훈 기자는 “앞으로 국가유공자 할아버지들에게 꼭 인사를 드릴 거예요”라고 다짐했는데요. 지금의 우리나라를 있게 한 분들인 만큼, 앞으로 6·25전쟁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평생 기억하고 되새겨야 하겠습니다.
국가보훈처 어린이 기자단의 취재 현장과
라미 현 작가의 생생한 이야기를 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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